6. KPI, 목표치는 어떻게 정해야 돼?

자~ 이제 정말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이슈를 다룬다.

일반적으로 KPI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앞에서 설명한 1 ~ 5까지의 이슈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이는 KPI의 목표치(target)를 정하는 것과 비교하면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쉬운 이슈들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목표치 설정을 가장 쉽게 처리해 버린다. 작년의 목표치(또는 실적치)에 도전적으로 몇 % 정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기계적으로 처리하면 되니 얼마나 쉬운가? 대부분의 경우 이런 방법을 택한다. 정말 어리석은 방법이다.

목표치가 잘못되면 엄청 고생해서 괴물을 만드는 헛수고를 하고 만 꼴이 된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신체가 건강하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균형(balance)이 맞아야 하다. 손톱이나 발톱은 계속 자라더라도 코나 귀의 크기는 어느 순간 성장을 멈추고 어떤 것은 오히려 퇴화되기도 한다. 만일 코나 귀가 손톱이나 발톱처럼 계속 자란다면 어떤 모습일까? 괴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조직에서는 거의 모든 KPI의 목표치를 매년 거의 동일한 비율로 증가시킨다. 괴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평가를 받는 부서들이 형평성을 요구하며 다른 부문보다 목표치가 더 높은 비율로 늘리거나 줄어드는 것을 거부하는 상황이 강하면 강할수록 문제가 심각해진다.

적절한 목표치를 정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구체적으로 다룰 수는 없다. 이는 경영과학적 기법을 활용하여 해결해야 한다. 여기서는 한 가지 예를 들어 시사점을 찾아보자.

고려 주식회사의 주요 제품인 아이스크림의 MS(시장점유율)는 현재 20% 정도로 3위에 머물고 있다. 내년에는 ‘업계 1위의 브랜드 인지도 확립’을 회사의 주요 전략의 하나로 정하고 이를 위해 ‘공격적인 광고/마케팅을 실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MS를 공격적인 광고/마케팅의 성과측정지표(KPI)로 정하였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으로 10억 원을 책정하였다.

평가 주관부서 및 예산 주관부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내년도 KPI 목표 및 예산의 적절성을 검토하기 위해 다음 주 목요일 오후 3시 회사 중회의실에서 협의를 하자고 마케팅부서에 통보했다. (이 회의 후 생산부서 및 재무부서를 포함한 확대 회의도 예정되어 있음)

마케팅 부서장인 홍사래 씨는 회의 참석 전에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목표치를 설정하는 동시에 적절한 예산을 요구하고자 한다.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떤 분석을 하여 타당한 MS 목표 설정과 예산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제시할 것인가?

1. 작년에 컨설팅 회사의 도움을 받아 분석한 결과, 1년간 지속적으로 충분한 광고/마케팅을 하면 향후 1년 간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다시 말해, 현재 전체 고객의 20%가 고려 주식회사의 고객인데, 이 중 90%는 향후 1년 동안 여전히 고려 주식회사의 고객으로 남지만 10%는 회사의 광고/마케팅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로 옮겨 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재 전체 고객의 80%에 해당되는 경쟁사 고객의 50%는 회사의 광고/마케팅의 영향으로 고려 주식회사의 고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년간
		우리 고객	경쟁자 고객
현재	우리 고객 (0.2)	0.9	0.1
	경쟁사 고객 (0.8)	0.5	0.5

2. 이 때 예상되는 내년도의 MS(시장점유율) 목표치는 얼마로 정하는 것이 타당한가? 이 경우의 목표치는 Markov 연쇄라는 기법을 이용하여 구하면 되는데, 그 결과는 MS가 58%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0.2*0.9 + 0.8*0.5 = 0.18 + 0.40 = 0.58

3. 결론적으로 말하면, 적극적인 광고/마케팅 활동을 통해 현재 20%인 MS를 무려 58%로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 20% 정도의 변동성을 감안하여 MS 목표를 45%로 정하기로 잠정 합의하였다. 이와 같은 과학적이고 실제적인 목표치는 통상적인 목표설정 방법인 moving average나 관련부서 간 협의 등을 통해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 현재 20%인 MS를 광고/마케팅을 통해 두 배가 넘는 45%로 늘린다고 하면 아마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했을 것이다.

4. 이를 위한 10억원의 예산은 효과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나, 생산시설의 증설 등이 필요하므로 생산부서 및 재무부서도 함께 참여하는 협의를 통해 다시 한번 비용 대비 효과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후 최종 결정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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