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KPI, 몇 개가 좋은 거야?
실무를 하면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KPI의 개수 문제이다. 현실적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KPI가 ‘어느 정도 돼야’, 즉 개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꽤 많아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야 남에게 보여주기도 좋고, 윗분들께 노력했다는 평가도 받을 수 있고, 평가 받는 부서나 직원 들로부터의 불만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1].
그런데, 많다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진짜 중요한 숙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생각해보자, 아픈 데가 있어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약 100페이지 정도되는 음식과 운동 등에 대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하야 할 것 등을 아주 구체적으로 정해서 주었다고 하자. 받는 순간은 노고에 감사하고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들을 지킬 수 있는가? 아마 다 잃어 보지도 못할 것이다. 그냥 아주 소중하게 책상 서랍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게 될 것이다. 그 사이 건강의 회복은 물 건너 갈 수 있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반대로, 가장 중요한 대여섯 가지의 주의 점과 해야 할 것 들만 올바로 정해주면 실행하기 수월하고 건강을 빨리 되찾게 될 것이다. 비록 잘못된 인식으로 ‘이렇게 짧은 처방 받으려고 그 오랜 시간 기다리고 높은 비용 지불했나?’라고 불평할 지 몰라도 실은 이 것이 더 좋은 것이다. 이런 의사는 충분히 보상받아야 마땅하다[2].
KPI도 마찬가지이다.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매순간 모든 활동의 지침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개수가 적어야 한다. 딱 잘라 말해야 한다면, 필자는 10개 이내로 하라고 주장한다. Kaplan과 Norton이 발표한 BSC에 대한 첫번째 article에도 ‘a handful of measure’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여기서 measure는 KPI에 대한 통칭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a handful of KPI로 바꿔 쓰고 보면 10개 이내가 된다.
그러면 또다른 질문이 나온다. 조직 전체의 KPI가 10개 이내가 되어야 된다는 얘기인가? 아니다, 전사 KPI 10개 이내, 본부 KPI 10개 이내, 팀 KPI 10개 이내, … 이렇게 하란 이야기 이다.